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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멈춘 후, 뇌는 몇 분 동안 살아있을까

심장이 멈추는 순간, 죽음은 완료되는가?

오랫동안 우리는 그렇게 생각해 왔다. 심장이 멈추면 — 산소가 끊기고, 뇌는 곧 암전된다고. 의식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그 뒤에는 어둠뿐이라고.

그런데 2022년, 미시간대학교의 신경과학자 지모 보르지긴(Jimo Borjigin) 연구팀이 — 이 오래된 그림을 흔드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심장이 멈춘 뒤에도, 뇌는 몇 분 동안 살아 있다. 그것도 — 단순히 살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깨어 있는 사람의 뇌보다 더 활발하게 작동하는 순간이 있다.

오늘은 이 이상한 발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우연히 시작된 연구

이야기는 2013년, 보르지긴 연구팀의 쥐 실험에서 시작된다.

연구팀은 마취된 쥐의 심장을 멈춘 뒤,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EEG로 관찰했다. 그들이 기대한 것은 — 완만한 평탄선이었다. 심장이 멈추고 산소가 끊기면, 뇌파는 점차 약해지다 사라질 거라는 것이 상식이었다.

결과는 그 반대였다.

심장이 멈춘 직후 약 30초 동안, 쥐의 뇌에서 — *감마파(gamma wave)*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것도 깨어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강하게.

감마파는 인간이 가장 명료하게 의식하는 순간 — 집중하고, 기억을 떠올리고, 꿈을 꾸는 순간 — 에 발생하는 뇌파다. 그 감마파가, 죽기 직전의 뇌에서 폭발하고 있었다.

인간에게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쥐 실험은 흥미로웠지만 — 결정적이지는 않았다. 인간의 뇌도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까?

10년 동안 보르지긴 팀은 답을 찾을 수 있는 드문 데이터를 모았다.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가 — EEG 모니터를 단 채로 임종을 맞이한 사례. 가족이 연명치료 중단에 동의해, 뇌파를 기록하면서 자연스러운 죽음을 지켜본 환자들이었다.

그렇게 모인 4명의 환자 중 — 2명에서 쥐와 똑같은 현상이 관찰됐다.

심장이 멈춘 직후, 뇌의 후방 핫존(posterior hot zone) — 측두엽·두정엽·후두엽이 만나는 지점, 의식의 주관적 경험이 만들어진다고 알려진 영역 — 에서 *감마파의 거대한 서지(surge)*가 일어났다. 이 활동은 — 깨어 있을 때보다 수십 배 강했고, 심장이 멈춘 뒤 — 최대 수 분간 지속됐다.

죽어가는 뇌가, 살아 있는 뇌보다 더 깊이 의식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보르지긴은 논문에서 그렇게 적었다.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

산소가 끊긴 뇌에서 — 왜 의식의 폭발이 일어나는가? 보르지긴 팀의 가설은 이렇다.

뇌는 평소 *억제(inhibition)*에 많은 에너지를 쓴다. 의식이 과부하되지 않도록, 신경세포들끼리 서로를 말리고, 잠재우는 시스템이 늘 작동하고 있다. 산소가 끊기면 — 이 억제 시스템이 먼저 무너진다.

억제가 풀리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뇌의 신경세포들은 — 동시에, 강력하게 발화한다. 그것이 감마파의 폭발로 나타난다.

이 가설이 맞다면 — 죽어가는 뇌의 마지막 몇 분은, 단순히 꺼지는 시간이 아니다. 평소에는 억눌려 있던 기억, 감각, 인지의 모든 것이 —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시간일 수 있다.

심장이 멈춘 뒤의 1분, 2분, 3분이 — 외부에서 보면 죽음이지만, 그 사람의 내부에서는 어쩌면 평생을 압축한 한 번의 깊은 경험일 수 있다는 것.

임사체험과의 연결

이 발견은 — 의학계가 오랫동안 비주류로 취급해온 한 현상에 — 처음으로 신경과학적 발판을 제공했다.

임사체험(near-death experience). 심정지 후 소생한 사람들이 종종 보고하는 경험. 터널, 빛, 평온, 인생 회고, 먼저 떠난 가족과의 만남.

이런 보고는 — 문화권을 가리지 않고 거의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난다. 무신론자도, 신앙인도, 어린아이도 비슷하게 말한다. 회의론자들은 오랫동안 이를 환각 혹은 기억의 왜곡으로 치부해 왔다.

그런데 보르지긴의 데이터는 — 심정지 후의 뇌가 환각을 만들어낼 만한 강도로 작동하고 있었음을, 처음으로 측정 가능한 형태로 보여줬다.

물론 이것이 임사체험이 진짜라는 증명은 아니다. 보르지긴 본인도 신중하게 말한다. 우리는 그 사람이 무엇을 경험했는지는 모른다. 우리가 본 것은 — 경험이 일어날 만한 신경학적 조건이 거기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차이는 작지 않다. 경험이 불가능했다에서 경험이 가능했다로 넘어가는 — 한 발걸음.

죽음은 점이 아니라 과정이다

보르지긴의 연구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어쩌면 철학적인 것이다.

죽음은 — 한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다.

심장이 멈춘다 → 끝. 이 단순한 그림은 — 적어도 신경과학적으로는 부정확하다. 심장이 멈춘 뒤에도 뇌는 살아 있고, 그 안에서는 — 어쩌면 생애 가장 깊은 경험 중 하나가 일어나고 있을 수 있다.

죽음은 이 아니라 과정이다. 그 과정은 —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길고, 어쩌면 더 풍성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에게

이 연구가 나에게 가장 깊은 위로를 주는 지점은 여기다.

당신이 사랑한 사람이 — 심장이 멈춘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낄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심장이 멈춘 뒤의 몇 분 동안 — 그의 뇌는 어쩌면, 깊은 감마파의 폭발 속에서 — 평생 가장 평온한 의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시간 동안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경험이 거기에 있었을 가능성은, 이제 과학이 뒷받침하는 가설이 되었다.

당신이 그의 손을 잡아주던 그 순간, 의료진이 사망 선언을 한 그 시각 — 그것은 그의 끝이 아니라, 어쩌면 그의 가장 깊은 시간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이건 종교적 위안이 아니다. 측정된 데이터가 우리에게 열어준, 작은 가능성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

물론 이 연구에는 한계가 많다. 4명의 환자, 그중 2명. 통계적으로 충분하지 않다. 감마파가 의식과 같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연구가 흔든 것은 —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그림의 모양이다.

오랫동안 우리는 죽음을 불을 끄는 일에 비유해 왔다. 스위치를 내리면 — 불은 사라진다. 그 뒤에는 어둠뿐이다.

보르지긴의 데이터는 다른 그림을 제안한다. 죽음은 어쩌면 — 불이 꺼지기 직전 한 번 가장 밝게 타오르는, 그런 일에 가까울지도 모른다고.

그 마지막 빛 속에서 — 떠나는 사람이 무엇을 보는지, 우리는 평생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빛이 거기 있었다는 것은 — 이제 우리가 안다.

마지막으로

심장이 멈춘 뒤에도, 뇌는 몇 분 동안 — 살아 있다. 어쩌면 평생 가장 깊이 살아 있다.

이 사실은 죽음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을 완전히 풀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를 분명히 한다.

우리가 죽음이라고 부르는 그 점은 — 사실은 과정의 시작에 가깝다. 그리고 그 과정의 안쪽에 — 우리가 알지 못하는 풍경이 있다.

당신이 사랑한 사람의 마지막 몇 분은 — 어쩌면 어둠이 아니었다. 그것은 — 한 번도 본 적 없는 밝음이었을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이제 우리는 작은 신뢰로 안고 살아갈 수 있다.

자연은 —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죽음에게도 더 너그러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