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그리워하는 능력은 사랑했다는 증거다

누군가를 잃은 사람에게 가장 쉽게 들리는 말이 있다.

"이제 그만 슬퍼해." "산 사람은 살아야지." "잊을 때도 됐잖아."

이 말들이 잔인한 이유는 — 슬픔을 결함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마치 슬픔이 빨리 치료해야 할 병이고, 그것을 오래 안고 있는 사람은 어딘가 고장 난 사람이라는 듯이.

나는 정반대로 말하고 싶다.

슬픔은 사랑의 다른 얼굴이다

당신이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무너졌다면, 그것은 당신이 약하기 때문이 아니다. 당신이 그 사람을 깊이 사랑했기 때문이다.

슬픔의 부피는 사랑의 부피와 정확히 같다. 더 사랑한 사람이 더 깊이 슬프다. 이건 비례가 아니라 동일성에 가깝다. 슬픔과 사랑은 같은 감정의 두 얼굴이다 — 살아 있을 때의 이름이 사랑이고, 떠난 뒤의 이름이 슬픔일 뿐.

그러니 슬픔을 빨리 끝내달라는 부탁은 — 그 사랑을 빨리 줄여달라는 부탁과 같다. 그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해도, 정말로 그것을 원하는가?

"회복"이라는 거짓말

심리학에는 *회복(recovery)*이라는 단어가 있다. 마치 슬픔이 골절 같아서, 시간이 지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듯이.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진실은 이렇다.

나는 회복하지 않았다. 다만 그 슬픔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골절은 붙으면 원래대로 걷는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리는 그렇지 않다. 그 자리는 영원히 비어 있고, 우리는 그 빈 자리를 안고 걷는 법을 배운다. 다리를 잃은 사람이 지팡이와 함께 걷는 법을 배우듯이.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빈 자리가 우리를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움은 능력이다

매일 아침 눈 뜰 때 떠오르는 얼굴. 좋아하던 음식을 보면 멈칫하는 순간. 그가 자주 쓰던 말투를 무심코 따라 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일.

이런 그리움이 고통인 것은 맞다. 하지만 동시에, 그리워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 능력이다.

이 세상에는 그리워할 사람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 그리움은 사치다. 누군가의 부재로 흔들릴 만큼 누군가를 깊이 들여놓아 본 적이 없는 삶. 그런 삶이 더 평온해 보일지 몰라도, 더 인간답다고는 말할 수 없다.

깊이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은, 깊이 사랑해 봤다는 뜻이다.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슬픔을 부정적인 것에서 증명으로 바꿔주는 문장이다.

그리움을 부끄러워하지 말 것

사람들은 종종 시간이 지난 뒤에도 슬퍼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한다.

"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울다니, 내가 이상한 건가." "이제 좀 괜찮아져야 하는데 왜 안 그렇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만큼 사랑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콜린 머리 파크스(Colin Murray Parkes)는 이렇게 말했다.

사별의 슬픔은 사랑이 치러야 할 대가다. 사랑하지 않았다면, 슬픔도 없을 것이다.

이 말은 무겁지만 동시에 위로가 된다. 당신이 슬픈 이유를 정확히 알려주기 때문이다. 당신은 고장 난 게 아니다. 당신은 사랑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좋은 사람이었다는 증거다.

슬픔에 자리를 내어주기

슬픔을 없애려고 하지 말고, 자리를 내어주는 일을 해보자. 마음 안에 그 사람을 위한 작은 방을 하나 만들고, 그리움이 찾아올 때 그 방으로 데려가자. 쫓아내지 말고, 너무 오래 붙잡지도 말고, 그저 손님처럼 맞이하자.

찾아온 슬픔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너는 내가 그를 사랑했다는 증거구나. 잠시 머물다 가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슬픔은 환대받으면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몰아내려고 발버둥치기 때문에 더 오래 머무는 것이다. 환대받은 슬픔은 잠시 앉았다가, 가만히 일어나, 다음에 또 오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떠난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누군가를 잃었다면 — 슬퍼해도 된다. 오래 슬퍼해도 된다. 시간이 지나도 다시 슬퍼해도 된다.

그것은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진짜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그가 떠난 뒤에도 어딘가에서 계속 흐르고 있다.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가끔은 작은 미소로.

사랑한 적 없는 사람이 잃을 것도 없다. 당신이 잃은 것이 크다는 것은, 당신이 가졌던 것이 컸다는 뜻이다.

그것을 절대로 잊지 말기를.